어제 인천공항에 다녀왔습니다.
필리핀 근로자 두 분이 오후 2시 3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비행기가 30분 지연돼서 저는 도착층 카페에서 커피를 두 잔 마시며 기다렸어요.
그 시간 동안 노트에 적어둔 게 오늘 글의 뼈대가 됐습니다.
"입국 후 첫 한 달"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그 한 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사실 몇 년의 근속을 좌우해요.
사장님들과 상담할 때 신청·심사 얘기는 자주 하는데, 정작 정착 얘기는 훨씬 덜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다섯 가지입니다.
공항 픽업, 외국인등록, 기숙사 초기 준비, 임금 첫 지급, 그리고 첫 2주 체크인.
이 다섯 가지를 놓치면 근로자가 3개월 안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심하면 사업장 이탈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요.
반대로 이 다섯 가지가 정돈되면 대부분의 근로자는 5년 이상 이 회사에서 보내십니다.
공항 픽업 — 첫 30분이 인상의 90%를 만듭니다
어제 두 분이 도착장 문을 나와 저를 봤을 때의 표정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피곤함과 긴장, 그리고 살짝 불안이 섞인 얼굴이었어요.
저는 이름을 부르고 회사 이름을 인쇄해 간 팻말을 들어 보였습니다.
"주현파트너스에서 나온 석주현 행정사입니다. 사장님이 이 회사에서 여러분을 채용하셨고, 저희가 그 절차를 도왔어요."
느린 한국어와 반쯤 통하는 영어를 섞어 천천히 말씀드렸어요.
여기서 실무 팁 하나 드립니다.
픽업은 가능하면 사장님이 직접 나오시는 게 좋습니다.
사장님이 나오시면 근로자는 "이 회사가 나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받아요.
불가피하게 대행을 맡기시더라도, 도착 시각에 맞춰 사장님이 전화 한 통은 꼭 하셔야 합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라는 한 마디, 통역 없이도 진심이 전달됩니다.
외국인등록 — 법령상 90일, 실제로는 첫 주에
법령상 외국인등록은 입국 후 90일 이내입니다.
그런데 저희는 사장님들께 입국 후 첫 주 안에 처리하시라고 늘 권합니다.
왜냐면 등록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거든요.
휴대폰 개통, 은행 계좌 개설, 병원 방문, 임대 계약, 심지어 편의점 담배 구매까지도요.
등록이 늦어지면 근로자 생활 자체가 반쯤 멈춘 상태가 됩니다.
등록은 관할 출입국·외국인청 방문 신청입니다.
필요 서류는 여권, 반명함판 사진, 통합신청서, 그리고 임대차계약서 또는 기숙사 확인서예요.
기숙사 확인서는 사업주가 발급하는 문서로, 저희가 표준 양식을 무료로 드립니다.
방문 예약을 미리 하시면 대기 시간이 30분 이내로 줄어들고, 온라인 예약이 가능한 청도 계속 늘고 있어요.
사장님이 직접 동행해 주시면 근로자가 심리적으로 훨씬 편해집니다.
기숙사 초기 준비 — 짐 정리보다 먼저 챙겨야 할 세 가지
기숙사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사장님이 "짐 풀고 쉬세요"라며 배려하십니다.
그런데 그 전에 반드시 챙기실 것이 세 가지 있어요.
첫째, 기본 생활용품입니다.
칫솔·치약·수건·이불·베개·간단한 조리도구는 회사에서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빈방에 짐만 놓게 하면 그 첫날의 무력감이 오래 갑니다.
둘째, Wi-Fi 비밀번호와 근처 편의시설 위치입니다.
Wi-Fi는 근로자들이 본국 가족과 연락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에요.
버튼 하나로 연결되도록 첫날에 확인해 주세요.
근처 편의점, 마트, 병원, 약국 위치는 지도 이미지로 인쇄해 두시면 매우 좋습니다.
셋째, 공용 공간 사용 규칙은 문서보다 짧은 구두 안내가 자연스럽습니다.
임금 첫 지급 — 다국어 명세서와 통역 가능한 자리에서
첫 임금 지급은 근로자의 신뢰를 결정짓는 순간입니다.
반드시 임금명세서를 근로자 모국어(또는 영어)로도 함께 준비해 주세요.
기본급, 야근 수당, 세금 공제, 4대보험 공제 항목을 하나씩 짚어드리는 겁니다.
"이 부분은 왜 이만큼 나갔나요?"라는 질문이 그 자리에서 나와야 나중에 오해가 없어요.
저희는 다국어 임금명세서 템플릿을 무료로 제공해 드립니다.
참고로 첫 달은 주민세·건강보험료 조정으로 실수령액이 두 번째 달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사전에 안 알려드리면 "왜 다음 달에 더 적게 받았지?"라는 오해가 그대로 남아요.
사장님이 이 부분을 먼저 짚어 주시면 오히려 신뢰가 쌓입니다.
가능하시면 첫 3개월은 임금 지급일에 통역 가능한 사람이 자리에 있도록 배치하세요.
사업장 인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통역 요청도 무료로 가능합니다.
첫 2주 체크인 — 5분 대화가 3년 근속을 만듭니다
마지막은 첫 2주 사이의 정기적인 체크인입니다.
사장님이 근로자와 하루에 한 번씩, 딱 5분씩 대화하시는 걸 권합니다.
"오늘 어땠어요? 어려운 거 없었어요?"라는 한 마디면 충분해요.
이 대화가 없으면 근로자는 문제를 혼자 삭이다가 결국 폭발합니다.
있으면 대부분의 문제는 초기 단계에서 해결됩니다.
정착이 잘된 근로자는 대부분 5년 이상 근속하시고, 그중 상당수는 E-7-4 자격변경까지 이어져 장기 인재가 됩니다.
반대로 첫 한 달을 대충 넘기시면 3~6개월 안에 사업장 이탈이 발생하기도 해요.
행정사의 역할은 사증 발급까지가 90%지만, 사장님의 진짜 시작은 사실 그때부터입니다.
저희는 신청 후에도 6개월간 무상 사후관리 상담을 드리고 있으니, 궁금한 게 있으실 때 편하게 1661-3346으로 연락 주세요.
어제 픽업한 두 분도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셨는데, 사장님 표정이 뿌듯해 보이셨습니다.
